2010/09/15 23:22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를 비교하는 시선 - 카노 모델(Kano Model) 산업--경영

 제품설계에 대해서 배우면 카노 모델(Kano Model)에 대한 간략한 내용이 나옵니다. 엔지니어들이 제품을 설계할 때

목표치를 정하는 것을 도와주는 이론이지요.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설계한다고 합시다. 가장 기본적으로 통화기능, 문자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아닌가요? ㅋ)

그리고 고해상도 카메라, 무선인터넷, AMOLED 패널 등등을 추가로 장착해야겠죠. 여기서 엔지니어들은 '얼마나

좋은 카메라를 넣을 것인가', '액정은 얼마나 좋은 것을 달아야 할 것인가' 등등을 정해야 합니다. 개발자들 욕심이야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내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제품 단가가 너무 비싸져서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엔지니어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집어넣야 합니다. 카노 모델은 그것을 알려주는 도구중 하나입니다.


 카노 모델은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생겼습니다.



 가로축은 제품의 질과 기능입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제품의 질이 좋고 기능이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세로축은 고객의 만족도입니다. 위로 갈수록 고객의 만족도가 높고, 아래로 갈수록 고객이 불만족한다는 의미입니다.


 1번 곡선은 '꼭 필요한 기능'을 의미합니다.

 2번 곡선은 '일반적인 기능'을 의미합니다.

 3번 곡선은 '매력적인 기능'을 의미합니다.

 4번 곡선은 '관심없는 기능'을 의미합니다.

자, 그러면 1번부터 4번 곡선을 간략한 예와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1번 곡선은 꼭 필요한 기능을 의미합니다.

그래프에서 1번 곡선은 절대로 고객만족도가 +로 가지 않습니다. 즉, 꼭 필요한 기능은 아무리 잘해도 고객이 크게

감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당연한 것입니다. 핸드폰이 통화가 잘 된다고 놀라워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꼭 필요한 기능이 없거나 형편없다면, 즉 x 값이 마이너스로 간다면 고객만족도는 급속하게 추락합니다.

핸드폰의 통화 품질이 저조하거나 서비스 지역이 넓지 않다면 고객들은 불같이 항의를 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제품을 설계할 때 꼭 필요한 기능은 일정 수준을 꼭 유지해야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2번 곡선은 일반적인 기능을 의미합니다.

 그래프에서 2번 곡선은 질이 좋으면 좋을수록 고객의 만족도도 성실하게 증가합니다. 자동차는 승차감이 좋을수록

고객이 만족해합니다. 그러나 승차감이 나쁘면 고객들이 조금씩 외면하기 시작하겠죠. 네비게이션의 소프트웨어가

최신 버전일수록 고객이 좋아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따라서 제품을 설계할 때 일반적인 기능의 질이 좋을수록 고객도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을 염두해야합니다. 

다시 말하면, 꼭 필요한 기능이 충족되면 2번 곡선같은 일반적인 기능들을 가지고 경쟁기업과 줄다리기를 하게 되지요. 

꾸준한 투자와 성실한 서비스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3번 곡선은 매력적인 기능을 의미합니다.

 그래프에서 3번 곡선은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소비자가 즐거워합니다. 자동차의 후방카메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람들이 '우와, 거기에 그런 기능도 있어?' 라고 말하는 기능들은 모두 3번 곡선과 같은 양상을 보입니다. 고객이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 불편,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불편을 해소하는 기능들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화제가 됩니다.

 따라서 제품을 설계할 때 창의적인 설계나 고객의 불만을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물론

매력적인 기능이 없다고 해서 시장에서 퇴출되는 일은 없겠지만, 일반적인 기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고객을 깜짝

놀래킬 만한 기능이 있다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4번은 관심없는 기능을 의미합니다.

 물론 고객이 관심없는 기능을 의미합니다. 만약 전자계산기로 오늘의 날씨를 알 수 있다면 어떨까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의 날씨를 알려주는 기능을 부착하고 돈을 100원이라도 더 받는다면 그 계산기는 멀지않아

시장에서 퇴출될 것입니다. 고객은 그런데 관심이 없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제품을 설계할 때 과연 이 기능이 고객들이 원하는 것일까를 항상 체크해야합니다. 송곳을 원하는 고객에게

맥가이버 세트를 판매하는건 상당한 모험이기 때문이죠.





 카노 모델에서 얻은 데이터는 QFD(Quality function development)라는 표를 한번 더 거치게 됩니다. QFD는 제품을

설계할 때 어디에 집중해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이론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What)과,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How),

경쟁사들의 수준 등을 토대로 해서 엔지니어에게 목표치를 정해주는 것이지요.





 최근에 아이폰 vs 갤럭시s 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아이폰과 갤럭시s의 기능들을 1:1 비교하면서 어떤 제품이

더 좋은지 알아보는 기사들, 각 제품의 문제점을 들춰보는 기사들이 주를 이룹니다.

 두 제품을 1:1로 비교하는 기사를 잘 살펴보면, 비교하는 기능들이 대부분 일반적인 기능, 즉 2번 곡선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면의 해상도가 어느게 더 좋은가', '어느 제품의 카메라가 더 좋은가', '배터리는 어떤게 더 오래가는가' 

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각 제품의 문제점을 들춰보는 기사들은 꼭 필요한 기능, 즉 1번 곡선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화 끊김',

'서비스 지역', '시스템 오류' 처럼 말이죠.

 하지만 소비자가 가장 큰 점수를 주는 것은 매력적인 기능입니다. 꼭 필요한 기능은 일정 수준만 충족하고, 일반적인

기능은 경쟁사와 비슷한 정도만 따라가준다면 소비자를 즐겁게 해주는 기능이 두 제품의 우열을 가르겠지요.


 하지만 사람마다 '꼭 필요한 기능'과 '일반적인 기능', 그리고 '매력적인 기능'의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소비자가

아이폰의 매력적인 기능이라고 느끼는 점을 다른 소비자는 일반적인 기능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

두 소비자가 내리는 두 제품간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릴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초점을 두는

핀트가 다른 것 뿐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야 최고로 좋은 기능을 모두 담고 싶지만 인류가 물건을 만들기 시작한 이래로 모두가 만족하고 불만이

없는 제품은 존재하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인 기능이 끝없이 발전하다가 패러다임 전환(삐삐에서 핸드폰으로)이 일어나면

기존의 기술이 사장되면서 새롭게 일반적인 기능을 개발하고... 그런 순환이 계속되어왔죠. 아무쪼록 두 스마트폰의

경쟁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 2010/09/16 01:31 # 삭제 답글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설계한다고 합시다. 가장 기본적으로 통화기능, 문자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아닌가요? ㅋ)

    글쎄요. 굳이 필요하지는 않은데 있으면 좋죠. ^^
    ㅡ.ㅠ......
  • 2010/09/16 01:34 # 삭제

    당연한 이야기들인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되니까 좋군요. 제품의 결정 뿐 아니라 다른 의사결정 모델로도 응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 커티군 2010/09/16 08:55 #

    사실 너무 많은 내용을 없애버려서 정보량이 많지는 않습니다ㅠ 그래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_~
  • xmaskid 2010/09/16 09:06 # 답글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이런 이론을 이용하면 제품 티어 라든가 마켓 분할 같은것도 설명할수 있겠어요.
  • 커티군 2010/09/16 11:46 #

    그런 쪽으로도 갈 수 있으려나요? ㅋ 아직 배우는 단계라서 응용은 힘드네요 ㅠ
  • 짧은다리 2010/09/16 11:44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각각의 빠와 까가 있어 두 제품은 계속 발전하리라 봅니다.
  • 커티군 2010/09/16 11:47 #

    감사합니다 ~_~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거부보다는 둘이 적절하게 분포한 상태가 제일 좋은거겠죠ㅋ
  • 백화현상 2010/09/16 12:37 # 답글

    심오한 글 잘 읽었습니다.

    쉽게 풀어 놓으셨어요.~~
  • 커티군 2010/09/16 21:00 #

    아니요..정말 간단한 글입니다 ㅠ
  • Sun2Day 2010/09/16 16:01 # 삭제 답글

    역시.. 무언가 설계 및 분석하는 과정은
    재미있는거 같습니다 +_ =
  • 커티군 2010/09/16 21:01 #

    이론 공부보다는 실제로 두들겨보는게 제일 재미있지요 ㅋㅋ
  • 김진섭 2010/09/16 20:03 #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커티군 2010/09/16 21:01 #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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