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8 22:54

그렇게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일간개소리

 살다보면 한번쯤 다른 사람을 비행기 태우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 나를 비행기 태우는 경우가 있다.

이유 없이 잘생겼다고 띄우거나(적어도 난 내 자신이 잘생긴 편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내가 봐도 영 허접한 

과제물을 보고 대박이라며 칭찬하거나 하는 경우 말이다. 가끔씩은 역으로 내가 다른 사람을 비행기 태울 때도 

있다. 대신 내가 다른 사람을 비행기를 태운다는건 높이높이 비행기를 태운 다음에 추락시키기 위함이다. 

하늘에 박힌 별보다는 별똥별이 더 좋은 구경거리이지 않은가.



 그런데 간혹 비행기를 태우면 내려올 생각을 않고 대기권을 돌파해 나로호와 쎄쎄쎄 할 궤도까지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비행기 타고 대기권을 돌파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다만 자신이 원래는 대기권을 돌파할 정도의 

그릇이 아닌 것을 깨닿고 다시 성층권으로 내려오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문제가 된다. 다시 자신의 자리로 내려온다면 

못해도 본전은 찾을 것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주변으로부터 상당한 눈총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자칫하다간

그 눈총에 기체가 별집이 되도록 두드려맞고 격추당할 수 있다.



 그러나 간간히 주변 사람들이 특정 인물을 지속적으로 비행기 태우는 케이스가 있다. 공통 화제가 적고 남 칭찬하기에

인색하지 않은 그룹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한 사람이 누군가를 비행기 태우기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은 

악의 없이, 단순한 선의나 혹은 새로운 대화 주제를 찾은 안도감으로 비행기 태우기에 동참한다. 정작 비행기를 탄 

사람은 내려오고싶은데 주변에서 계속 뽐푸질을 하여 내려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현상이 어느 정도 

지속되어 주변 사람들은 비행기를 탄 그 궤도가 그 사람의 모습인것으로 착각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억지로 

그 궤도에 올라간 사람은 좋은 싫든 그 궤도를 유지해서 주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고도가 

떨어지면 게으름을 피웠다던가 요령을 부렸다, 혹은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며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비행기를 타고 내려오지 못하는 것은 본인에게 매우 좋지 않은 현상이다. 머리에 든 것은 없는데 자꾸자꾸 

위로 올라가면 언젠간 압력 차이로 터져버리게 된다. 만약 머릿속이 견실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면 비행기가 아니라 

새턴 V 로켓으로 띄워줘도 아무런 문제 없이 정지위성 궤도에 안착할 것이다. 어쩌면 그 궤도가 그 사람이 있을 자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머릿속이 공기만 가득 찬 허풍선이라면 쌍발 엔진 비행기만 잘못 타도 여지없이 터져버리리라. 그건 

본인에게 매우 좋지 않은 일이다. 물리학적으로도 전자가 에너지를 받아 본 궤도보다 더 높은 에너지 준위를 갖는 궤도로 

이동한 것을 두고 '불안정한 들뜬 상태' 라고 한다. 그리고 전자가 다시 자신의 궤도로 내려오면서 에너지를 토해내게 

된다. 인간도 마찬가지라 자신의 본 능력보다 더 높은 성과를 기대받게 된다면 어느 순간 토나오게 고생한다.





그러니까 나 비행기 태우지 마라. 누구 토하며 머리 터지는 꼴이 보고싶은가.






ps. 이런 글 하나 쓰는데도 공돌이의 소양이 봇물처럼 터져나온다. 이래서 난 안되나보다.

덧글

  • 모기자 2010/12/28 22:57 # 답글

    비행기를 태우려면 종이비행기로(...?!)
  • 커티군 2010/12/28 23:01 #

    저는 그 정도가 딱 좋습니다. ㅇㅅㅇ (약간 내용 수정했어요~)
  • 백화현상 2010/12/29 05:14 # 답글

    스스로 본인에 대해서 잘알아야 한다는 유익한 글이군요.~~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습니다.~~
  • 커티군 2010/12/29 23:51 #

    요즘들어 제 자신의 분수에 대해 새롭게 깨닿고있습니다 ㅠ
  • Aki 2010/12/29 19:12 # 답글

    그럴땐 그냥 슬그머니 자리를 떠주시면 됩니다. ㅎㅎ
  • 커티군 2010/12/29 23:52 #

    어....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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