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5 23:26

전기 자동차 - 풀어야 할 난제 과학이야기

 우연한 기회로 LG의 전기차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세미나지만 알고보면 한시간짜리 특강, 혹은 LG 홍보에 가까웠죠. 뭔가 굉장한게 왔다던가, 좋은 정보를 흘리고 간 세미나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전기차의 현 상황과, 전기차의 대량생산에 필요한 필수적인 기술들 몇 가지를 주워듣고 짤막하게 남겨 봅니다.



1. 배터리 기술

 일반적으로 배터리 기술이라고 하면 배터리의 용랑(W/kg)과 완충 시간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배터리의 출력량도 고려를 합니다만 위의 두 변인이 가장 지배적이죠.

 전기 자동차가 상업성을 갖고 대량생산을 시작하려면, 다르게 표현하자면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이상을 전기 자동차가 장악하기 위해선 주행거리가 400km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현재로서는 160km정도이고요. 따라서 배터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만 커졌다고 좋은게 아닙니다. 충전 시간도 고려를 해야지요. 목표는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시간동안 완전 충전이 가능한 정도'라지만, 지금은 반 충전하는데도 수십 분이 걸립니다. 

 따라서 현재 상업용 배터리의 최전선에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개량하는 한편, 리튬 기반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배터리 연구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LG가 말하기를 연구단계에서부터 상업적 성공에 이르기까지 15년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차세대, 더 나아가 차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2. 모터 재질

 영구자석을 사용한 모터는 희토류를 모터 축으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제한하는 등 희토류 공급에 큰 장애가 있기 때문에,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영구자석 모터를 대안으로 생각했었답니다.

 하지만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영구자석 모터는 부피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전기차의 장점 중 하나가 넓은 내부공간인데, 모터가 내연기관의 빈 자리를 다시 메꿔버리면 그 이점이 줄어들지요.

 따라서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고, 영구자석도 사용하지 않는 모터가 대안으로 등장했습니다. 가격도, 크기도 희토류를 사용한 영구자석과 그렇지 않은 영구자석의 중간쯤 된다고 하니 무난한 모터가 되겠지요. 하지만 모터 효율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3. 난방

 개인적으로 이게 가장 충격이었습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분야이기 때문이죠. 가솔린 차량은 실내 난방을 내연기관에서 나온 폐열로 합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폐열 그런게 없습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차가 미치도록 추워지죠. 겨울에 히터 없이 운전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파카 껴입고 운전을 해야합니다.

 따라서 전기차는 그야말로 전기난방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죠. 1번에서 현재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160km라고 소개했습니다만, 만약 한 겨울에 난방기능을 사용한다면 주행거리가 약 30% 줄어듭니다. 여름에 에어콘을 사용한다면 약 20%가 줄어들고요.

 따라서 전기차는 히트 펌프를 별도로 사용하여 실내 난방을 합니다. 하지만 이 기술 또한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의 길을 걷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히트 펌프 자체도 효율이 썩 좋지많은 않다고 하네요.
 


4. 재미있는 문제들

 전기차의 장점이 오히려 문제점이 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제안이 나온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소음입니다. 전기차는 소음의 거의 없습니다. 디젤 차량과 비교하면 소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조용하지요. 

 그런데 자동차가 아무런 소리도 없이 유령처럼 움직이다보니, 보행자가 자동차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횡단보도나, 골목길에서 자동차를 능동적으로 들이받는(-_-) 문제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또한 운전자도 전기차나 너무 조용해서 운전할 맛이 나지 않는 등 이런 저런 부작용이 보고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기차의 내-외부에 인공적인 소음을 틀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재미있는 제안이 나왔는데요, 마치 핸드폰의 컬러링을 지정하는 것 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소음을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스피드광이라면 오토바이같은 굉음을, 중후한 세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묵직한 엔진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주는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인포테이먼트(인포메이션 + 엔터테이먼트) 문제입니다. 이미 네비게이션이나 DVD, DMB 등은 자동차에서 기본 옵션이 된지 오래고, 일부 신형 차량들은 와이파이와 인터넷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하면 거의 전자제품 수준인지라, 위와 같은 기능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자동차의 주차 보조 시스템은 선을 보였고, 중앙선 침범 경고 시스템도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모터를 소프트웨어로 제어하는 전기차라면, 훨씬 간단하게 주차 자동화 시스템이나 더 나아가 자동 주행 시스템 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와이파이를 끌어들여 자동차를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도 있지요.



 환경 문제가 심해지면서 규제가 늘어나고, 원유값이 점점 상승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전기차의 시대는 반드시 옵니다. 다만 시간의 문제지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메이커 뿐만 아니라, XX폰이나 XX팟을 만들던 사과애들도 이쪽에 관심을 기울이는걸 보면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 전기차는 넘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이 많습니다. 하드웨어의 스펙이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주는 단계이죠. 당분간은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가 될 것 같습니다.


ps.LG가 자체제작한 전기차를 GM 엔지니어에게 보여줬을 때, GM이 가장 신경써서 본 부분이 두개 있다고 합니다. 첫째로, 언덕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차량이 뒤로 밀리지 않는가? 둘째로, 급가속시 차량에 제대로 제어되는가? 이 두 가지가 전기차의 제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LG가 이 두가지를 잘 해결해서 GM이 LG와 차기 전기차 제작을 함께하기로 했다니, 괜찮게 한 모양입니다.

덧글

  • 라라 2012/03/15 23:39 # 답글

    1. 와이파이로 핸드폰 원격 조종 차도 가능하겠군요...

    2. 자동차 소릴 핸폰처럼 고를 수 있다니,, 재밌네요,

    3. 겨울에 히터 안 키고 원주까지 가는데 정말 춥더군요
  • 커티군 2012/03/16 00:09 #

    재미있는게 많았습니다 ㅋ
  • 글로리 2012/03/15 23:42 # 답글

    난방 냉방 문제와 소음문제부분이 매우 흥미롭네요.
    목표가 커피한잔 시간에 완충이라니 길게 잡아도커피 한잔 마시는데 삼사십분...아니 여자라면 한시간 때울수도 있긴 하지만... 공돌이를 얼마나 갈아 넣으시려고들;;;;
  • 커티군 2012/03/16 00:08 #

    LG하면 500원 전설이 있는 그곳 아닙니까...
  • YoUZen 2012/03/15 23:56 # 답글

    골프장에서 카트를 타보면 전기모터는 언덕에서 약한모습을 보이던데...
    심지어 짐 좀 실으면 엑셀을 밟아도 언덕믿으로 굴러가는 사태가..ㅎㄷㄷ
    미래의 전기모터는 그게 해결될려나 모르겠네요. 언덕에서 너무 심하게 빌빌대서(...
  • 커티군 2012/03/16 00:08 #

    아, 그 부분에 대해서도 코멘트가 있었습니다. 내용 추가하겠습니다!
  • 냥이 2012/03/16 17:38 #

    어디서 기사글 본적있는데 지리산이던가? 그곳을 60km/h속도로 올라간 전기차가 있다고 하더군요. (모터를 국내에서 만들었다던가요?)
  • 흑지 2012/03/16 00:48 # 답글

    저번에 대학생 전기차 대회에 가보니깐. 여전히 새시의 설계는 중요하더군요.
  • lunic 2012/03/16 08:26 # 답글

    사과에서 관심을 보인다니.... 2015년에 iCar가 나오는 겁니까 (.........)
  • 저녁 달빛 2012/03/16 08:32 # 답글

    베터리 하나의 규격으로 통일해서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통체로 교환하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하네요.
    꽤 오래전에 나온 의견이지만요
  • 노말시티 2012/03/16 13:21 # 답글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만큼 배터리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조만간 실용화 되겠네요.
  • 글월문 2012/03/16 21:56 # 답글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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